직장 내 괴롭힘, 고객·민원인·거래처에 당했다면 — 제3자 괴롭힘 대응법

직장 내 괴롭힘 안전 가이드 2026 | 10편

 

L씨는 콜센터에서 3년째 일하고 있었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통의 전화를 받으며 별의별 말을 다 들었지만, 올해 들어 유독 한 고객이 걸리면 마음이 무너졌습니다. 전화를 받는 순간부터 욕설이 시작됐고, “너 같은 게 어떻게 일을 하냐”는 말이 통화 내내 이어졌습니다.

팀장에게 말했더니 돌아온 답은 “고객이 원래 그렇잖아요, 참으세요”였습니다. L씨는 결국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습니다. 정말 참는 게 정답일까요? 아닙니다. 고객·민원인·거래처에게 당하는 폭언·모욕·위협은 산업안전보건법상 보호 조치를 요구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회사는 이런 상황에서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내용

· 제3자 괴롭힘이란 무엇이고 어디까지 해당되나

· 법적으로 회사는 어떤 의무가 있나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

· 고객·민원인·거래처 유형별 대응법

· 피해 당했을 때 즉시 해야 할 것

· 회사가 아무 조치도 안 해준다면

· 산재 신청도 가능한가

· 한눈에 보는 대응 흐름

제3자 괴롭힘이란 무엇인가요?

직장 내 괴롭힘은 보통 상사나 동료가 가해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회사 밖에 있는 사람 — 고객, 민원인, 협력업체 담당자, 거래처 직원 — 에게 폭언·모욕·위협을 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조항과는 별도로,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의 보호 조치 의무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이를 “제3자에 의한 괴롭힘” 또는 “고객 등 제3자의 폭언 등으로 인한 건강장해 문제”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의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규정은 원칙적으로 “사업주 또는 근로자”가 가해자인 경우를 다룹니다. 고객·민원인·거래처는 엄밀히 말하면 이 조항의 직접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가 이 빈틈을 메워줍니다. 고객·민원인·거래처로부터 폭언·폭행·모욕 등을 당하는 경우, 사업주는 근로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사업주는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제3자 괴롭힘 — 이런 경우가 해당됩니다

· 고객이나 민원인이 전화·대면으로 욕설·모욕·협박을 반복한다.

· 고객이나 민원인이 신체적 위협이나 성희롱 발언을 한다.

· 거래처 담당자가 ‘갑’의 위치에서 사적 심부름 시키기나 모욕적 발언을 반복한다.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 — 회사는 어떤 의무가 있나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는 “고객의 폭언 등으로 인한 건강장해 예방조치”를 사업주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고객에게 폭언을 당하는 일이 반복되거나 건강에 피해가 생길 우려가 있다면 회사가 나서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법은 콜센터 직원, 판매직, 서비스직처럼 고객을 직접 응대하는 근로자뿐 아니라, 민원인을 상대하는 공공기관 직원, 거래처를 담당하는 영업직원 등에게도 사안에 따라 적용될 수 있습니다. 공무원의 경우에는 소속 기관의 보호 지침과 별도 법령이 함께 문제될 수 있으므로 기관 담당 부서나 관계기관에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회사가 해야 하는 것 —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

예방 조치 (평상시)
고객 폭언·폭행 등을 예방하기 위한 안내문구 게시, 전화 연결음 안내, 고객응대 업무 매뉴얼 마련, 건강장해 예방 교육

사후 보호 조치 (피해 발생 시)
업무의 일시적 중단 또는 전환, 휴게시간 연장, 치료·상담 지원, 고소·고발 또는 손해배상 청구 등에 필요한 지원

보호 조치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해고하거나 불리한 처우를 하면 법 위반입니다.
보호 조치 미이행 시 1,000만 원 이하 과태료 / 보호 조치 요구를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 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

고객·민원인·거래처 유형별 대응법

상황에 따라 대응 방식이 조금씩 다릅니다.

고객 (전화·대면)

폭언이 시작되면 “이 통화는 녹음되고 있습니다. 폭언이 계속되면 통화를 종료할 수 있습니다”라고 고지합니다. 반복되는 경우 통화 내용을 기록·보관하고 팀장 또는 담당 부서에 즉시 보고합니다. 혼자 참지  마세요.

민원인 (공공기관·서비스직)

폭언·위협이 있을 경우 혼자 응대를 계속하지 않습니다. 동료나 상급자에게 즉시 알리고 자리를 피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반복적인 악성 민원의 경우 기관  차원의 법적 대응(고소·고발)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마세요.

거래처·협력업체 담당자

‘갑’의 위치를 이용한 모욕·사적 심부름·협박은 업무와 관련한 제3자 폭언·위협 문제로 볼 수 있습니다. 발언 내용을 메모·캡처로 기록해두고, 사내 담당자  또는 법무팀에 보고합니다. 심한 경우 사안에 따라  형사 신고나 손해배상 청구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피해를 당했을 때 즉시 해야 할 것

제3자에게 괴롭힘을 당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기록입니다. 나중에 회사에 보호 조치를 요구하거나, 산재를 신청하거나, 법적 대응을 할 때 기록이 없으면 모든 절차가 어려워집니다.

즉시 기록해야 할 것들

· 날짜·시간·장소 — 언제, 어디서, 어떤 상황이었는지

· 가해자 정보 — 고객명 또는 고객번호, 거래처명, 담당자명

· 발언 내용 — 가능한 한 그대로 메모(녹음이 가능하다면 녹음도)

· 목격자 — 함께 있었던 동료 이름

· 신체·정신적 영향 — 그 이후 내 상태 변화(수면장애, 불안, 두통 등)

주의 — 본인이 통화 당사자라면 녹음이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본인이 직접 통화 당사자인 경우, 상대방 동의 없이 녹음한 통화도 사안에 따라 증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녹음 파일을 SNS나 단체방에 공개·유포하는 것은 별도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회사 신고·산재 신청·법률 상담 등 필요한 절차 안에서 안전하게 보관하고 활용하세요.

※ 녹음 관련 자세한 내용은 3-FAQ 녹음편을 참고하세요.

회사가 아무 조치도 안 해준다면

“고객이 원래 그렇죠”, “영업하다 보면 그런 거예요” —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해서 포기할 필요 없습니다. 회사가 보호 조치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외부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에 따라 사업주는 보호 조치 의무가 있습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고용노동부에 신고할 수 있고, 사업주는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처분받을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1350

산업안전보건법 위반(보호 조치 미이행)으로 진정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전화 상담으로 절차를 먼저 확인하세요.

안전보건공단 1644-4544

고객응대근로자 보호 제도와 감정노동 보호 자료, 사업장 안전보건 관리에 관한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경찰 112 (형사 신고)

고객의 폭언·협박·폭행이 형사 처벌이 문제될 정도라면 사안에 따라 협박, 폭행, 업무방해, 모욕, 명예훼손 등으로 신고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녹음 파일과 당시 기록은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산재 신청도 가능한가요?

고객·민원인·거래처의 폭언·모욕이 반복되어 우울증, 공황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정신질환이 발생했다면 업무 관련성이 인정되는 경우 산재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퇴직 후에도 산재 신청을 검토할 수 있지만, 보험급여 청구권의 소멸시효 등은 사안에 따라 확인이 필요합니다.

다만 “업무와 관련된 스트레스가 원인”임을 입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진단서, 기록해둔 피해 내용, 근무 이력 등이 모두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산재 신청 절차가 낯설다면 8-FAQ 산재편을 먼저 읽어보세요.

산재 신청 전 챙겨야 할 것

· 정신건강의학과 진단서(우울증, 공황장애, PTSD 등)

· 피해 기록(날짜·내용·경위를 정리한 메모 또는 업무일지)

· 녹음 파일 또는 통화 기록

· 회사에 보호 조치를 요청했던 기록(메일, 메시지 등)

· 목격자 동료의 확인서(가능하다면)

한눈에 보는 대응 흐름

STEP 1
폭언·모욕 발생 → 즉시 기록(날짜·내용·상대방 정보)

STEP 2
팀장 또는 담당 부서에 보고 → 보호 조치 요청(업무 중단·전환 등)

STEP 3
회사가 아무 조치 없음 → 고용노동부 1350 상담 후 진정 검토 또는 안전보건공단 1644-4544에 보호제도 문의

STEP 4
폭언·협박이 형사 수준 → 경찰 112 신고(모욕죄·명예훼손죄 등)

STEP 5
정신질환 진단을 받았다면 → 근로복지공단 1588-0075 산재 신청 검토

최종 정리 — 이것만 기억하세요

· 고객·민원인·거래처에 당하는 폭언·모욕도 산업안전보건법상 보호 조치 요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회사는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에 따라 보호 조치 의무가 있습니다.

· 보호 조치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면 법 위반입니다.

· 회사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고용노동부 1350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 정신질환이 생겼다면 업무 관련성이 인정되는 경우 산재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근로복지공단 1588-0075에 먼저 문의하세요.

·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기록입니다. 날짜·내용·상대방 정보를 그 자리에서 메모해두세요.

시리즈 전체 목차

[들어가며] 직장생활이 원래 이런 건 줄 알았어요

[1편] 내가 예민한 걸까? 직장 내 괴롭힘 판단 기준 3가지

[2편] 이게 다 괴롭힘이었어요 — 직장인이 경험한 유형 25가지

[3편] 지금 당장 시작하는 증거 수집법 — 기록·녹음·캡처 실전 가이드

[3-FAQ] 녹음은 불법 아닌가요? 증거 수집 자주 묻는 질문들

[4편] 신고 전 알아야 할 것들 — 회사 신고 vs 고용노동부 신고

[4-FAQ] 신고 전 꼭 짚어봐야 할 질문 10가지

[5편] 고용노동부에 신고하면 어떻게 되나 — 처리 절차 단계별 안내

[6편] 신고 후 불이익이 두렵다면 — 보복·전보·징계 대응 가이드

[7편] 조사 과정에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8편] 직장 내 괴롭힘으로 몸과 마음이 무너졌다면 — 산재 신청·병가·휴직 활용법

[8-FAQ] 산재·병가·휴직 자주 묻는 질문 10가지

[9편] 직장 내 괴롭힘, 프리랜서·계약직·파견직도 보호받나요?

[10편] 고객·민원인·거래처에 당했다면 — 제3자 괴롭힘 대응법 (현재 글)

[11편] 가해자 유형별 대처법 — 팀장형·동료형·오너형

[12편] 퇴사 압박을 받고 있다면 — 권고사직과 자진퇴사의 차이

다음 편 [11편] 가해자 유형별 대처법 — 팀장형·동료형·오너형

팀장이 괴롭히는 것과 동료가 괴롭히는 것은 대응 방식이 다릅니다. 오너(대표)가 직접 가해자인 경우는 더 복잡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가해자 유형별로 어떻게 다르게 접근해야 하는지 정리합니다.


※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 일부는 이해를 돕기 위해 THRILLER LAB에서 제작한 AI 컨셉 이미지이며, 실제 인물·회사·사건을 묘사한 것이 아닙니다.

면책 안내 — 이 글은 산업안전보건법, 근로기준법, 고용노동부 공개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생활 정보입니다. 사업주 조치 의무 이행 여부, 산재 인정 여부는 실제 상황과 관계기관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법률 자문이나 노무 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실제 대응 전에는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1350), 안전보건공단(1644-4544), 근로복지공단(1588-0075) 또는 공인노무사·변호사 상담을 권합니다.

주요 출처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고객의 폭언 등으로 인한 건강장해 예방조치 등), 제170조(불리한 처우 관련 벌칙), 제175조(과태료)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제1항제2호다목 /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직장 내 괴롭힘 금지), 제76조의3(조치 의무) / 고용노동부 고객응대근로자 보호 안내 / 안전보건공단 감정노동 종사자 보호 가이드 / 찾기쉬운생활법령정보 고객응대근로자 보호 (easylaw.go.kr) / 근로복지공단 산재 신청 안내(comwel.or.kr) / 안전보건공단(kosha.or.kr)

작성 기준일: 2026년 6월 | 작성: THRILLER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