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진정 후 조사과정에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직장 내 괴롭힘 안전 가이드 2026 | 7편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넣고 나서 I씨는 매일 아침이 불안했습니다. 담당 근로감독관에게 연락이 올 때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회사 동료가 말을 걸어오면 어디까지 이야기해도 되는지 걱정스러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은 팀 동료가 복도에서 I씨를 붙잡고 말했습니다.

“그냥 좀 참지 왜 신고했어? 나까지 참고인으로 연락받아서 조사받았잖아.”

I씨는 순간적으로 해명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도 회사 안에서 다르게 전달될까 봐 입을 다물었습니다.

진정이 접수된 뒤 담당 근로감독관에게 피해 사실을 설명하고 자료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동료와의 대화, 가해자 측의 접촉, 사내 메신저의 한 줄 답장까지도 나중에 사건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조사 기간 중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정리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 진정을 넣었다고 해서 결과만 기다리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담당 근로감독관에게 피해 사실을 설명하고, 자료를 제출하고, 추가 질문에 답해야 하는 과정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진정이 접수된 뒤에는 직장 내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무심코 나눈 대화나 메신저 답장 하나가 나중에 피해자에게 불리하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사 기간에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알아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시리즈 전체 목차

[들어가며] 직장생활이 원래 이런 건 줄 알았어요

[1편] 내가 예민한 걸까? 직장 내 괴롭힘 판단 기준 3가지

[2편] 이게 다 괴롭힘이었어요 — 직장인이 경험한 유형 25가지

[3편] 지금 당장 시작하는 증거 수집법 — 기록·녹음·캡처 실전 가이드

[3-FAQ] 녹음은 불법 아닌가요? 증거 수집 자주 묻는 질문들

[4편]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전 알아야 할 것들 — 회사 신고 vs 고용노동부 신고

[4-FAQ]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전 꼭 짚어봐야 할 질문 10가지

[5편] 고용노동부에 신고하면 어떻게 되나 — 처리 절차 단계별 안내

[6편] 신고 후 불이익이 두렵다면 — 보복·전보·징계 대응 가이드

[7편] 조사 중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현재 글)

[8편] 직장 내 괴롭힘으로 몸과 마음이 무너졌다면 — 산재 신청·병가·휴직 활용법

조사 중 — 해야 할 것

1. 기록을 멈추지 마세요

진정을 넣었다고 해서 기록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새로운 사실이 생길 수 있고, 조사 이후 불이익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날짜, 상황, 관련자 이름을 중심으로 꾸준히 기록하세요.

조사 기간 중 계속 기록해야 할 것들

담당 감독관과의 연락 내역 — 통화, 문자, 이메일 등 모든 소통 내용을 날짜와 함께 저장하세요.

조사 이후 달라진 점 — 업무 배제, 따돌림, 갑작스러운 발령 등 신고 이후 달라진 상황을 구체적으로 기록하세요.

새로 생긴 증거 — 조사 중에도 새로운 메시지, 업무 지시, 목격자 진술이 생길 수 있습니다. 즉시 보관하세요.

심리·신체 상태 변화 — 수면 장애, 불안, 우울 등 건강 변화가 생겼다면 병원이나 상담 기록을 남겨두세요. 향후 산재 신청에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2. 새로운 증거는 가능한 빨리 제출하세요

진정을 넣은 뒤에도 새로운 증거가 생기면 담당 근로감독관에게 가능한 빨리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조사가 마무리되기 전이라면 추가 자료를 제출할 수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제출 방법과 시점을 담당 근로감독관에게 확인하세요. 새로운 증거를 혼자 갖고 있다가 조사가 끝난 뒤에 꺼내면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추가 자료를 제출할 때는 담당 근로감독관에게 미리 연락해 방법을 확인하세요. 이메일, 팩스, 방문 제출 등 관서마다 방법이 다를 수 있습니다.

3. 출석 일정은 반드시 지키세요

담당 감독관의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거나 연락을 받지 않으면 사건 처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출석이 어렵다면 반드시 미리 연락해 일정을 조율하세요. 무단으로 출석하지 않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출석 전에 준비하면 좋은 것들

피해 일지 재확인 — 출석 전날 피해 기록을 다시 읽어보고, 말하고 싶은 내용을 순서대로 정리해두세요.

진술의 핵심 정리 — 모든 일을 길게 말하려 하기보다, 언제·어디서·누가·무엇을 했고 그로 인해 어떤 피해가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정리하세요.

진술서 미리 작성 — 조사 당일 긴장해서 하고 싶은 말을 다 꺼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날짜, 장소, 발언, 행동 중심으로 미리 정리해 가세요.

전문가 동행 여부 확인 — 공인노무사나 변호사 등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상담을 먼저 받고 조사에 동행하거나 의견서 제출이 가능한지 담당 감독관에게 미리 확인하세요.

조사 중 — 하지 말아야 할 것

1. 가해자나 관련자와 직접 협의하거나 합의하지 마세요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가해자나 회사 측이 “조용히 해결하자”고 접근해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개인적으로 합의를 해버리면 진정 취하로 이어질 수 있고, 이후 대응이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어떤 제안이 오더라도 반드시 먼저 담당 감독관이나 전문가와 상의하세요.

주의

“합의금을 줄 테니 진정을 취하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면 즉시 내용을 기록해두세요. 합의 여부와 금액, 진정 취하 여부는 전문가 상담 없이 혼자 결정하지 마세요. 진정을 취하하면 같은 사안으로 다시 문제를 제기할 때 과정이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2. 사건 내용을 주변에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조사 중에는 사건 내용을 동료나 지인에게 함부로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가해자 측에서 해당 내용을 역이용하거나, 했던 말이 변질되어 전달되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사내 메신저나 SNS에 관련 내용을 올리는 것은 피하세요.

주의

사내 메신저, 카카오톡 단체방, SNS에 가해자나 사건에 대해 올린 글은 명예훼손이나 모욕 등 역고소의 빌미가 될 수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힘들더라도 온라인에는 올리지 마세요.

3. 참고인에게 진술을 맞추려 하지 마세요

조사 중에는 동료나 참고인에게 “그때 봤잖아”, “그렇게 말해줘”, “내가 말한 것처럼 진술해줘”라고 부탁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의도는 억울함을 설명하려는 것이어도, 상대방에게는 부담이나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고 나중에 진술의 신뢰성을 의심받을 수 있습니다.

주의

참고인에게 연락하고 싶어지는 순간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사 중에는 그 연락이 진술을 맞추려는 행동으로 오해될 수 있습니다. 꼭 연락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먼저 담당 근로감독관이나 전문가에게 연락해도 되는지, 어떤 방식이 적절한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4. 증거를 편집하거나 가공하지 마세요

조사에 제출할 자료는 가능한 한 원본 상태로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카카오톡 대화, 사내 메신저, 이메일, 녹음 파일 등을 임의로 자르거나 편집하면 나중에 자료의 신뢰성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필요한 부분을 따로 표시하더라도 원본 파일과 전체 맥락은 함께 보관하세요.

주의

증거를 제출할 때는 원본을 보관한 상태에서 사본을 제출하고, 언제·어디서·어떤 경위로 확보한 자료인지 함께 정리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5. 충동적으로 퇴사하지 마세요

조사 기간 중 회사 분위기가 너무 힘들어서 스스로 퇴사하고 싶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자진 퇴사는 이후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이나 실업급여 수급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면 반드시 전문가 상담 후에 결정하세요.

주의

회사가 “자진 퇴사 처리해주겠다”고 회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사실상 권고사직 압박일 수 있으며, 응하기 전에 반드시 그 내용을 기록하고 전문가와 상의하세요.

6. 감독관 연락을 무시하지 마세요

담당 감독관에게서 연락이 와도 두려움이나 회피로 응답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연락이 부담스럽더라도 무시하면 사건 처리가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바로 응하기 어렵다면 “확인 후 연락드리겠다”는 짧은 답변이라도 보내두세요.

이것만 기억하세요

감독관 연락에 응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면 솔직하게 말하세요. 심리적으로 힘들다, 일정이 안 된다 — 이런 사정을 미리 알리면 일정 조율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7. 혼자 감당하려 하지 마세요

조사 기간은 길고 소모적입니다. 법적 절차가 낯설고, 회사 눈치도 봐야 하고, 몸과 마음이 함께 지쳐가는 시기입니다. 이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려 하지 마세요.

도움받을 수 있는 곳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1350 — 절차나 대응 방법이 헷갈릴 때 상담받을 수 있습니다.

대한법률구조공단 132 — 국번 없이 132로 법률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법률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내 상황이 법률구조 대상이 되는지, 소송 지원 등 법률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근로복지공단·근로자지원프로그램 — 심리적 어려움이 있다면 근로복지넷에서 근로자지원프로그램(EAP)을 확인해보세요. 산재 신청은 근로복지공단 또는 고용·산재보험 토탈서비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전화 문의는 1588-0075)

공인노무사·변호사 상담 — 상황이 복잡하거나 회사 측이 법적으로 대응해 온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유리합니다.

민간고용평등상담실·고용평등 온라인 상담 — 직장 내 성희롱, 성차별, 임신·출산·육아휴직 문제와 직장 내 괴롭힘이 함께 얽혀 있다면 상담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상담실에 따라 공인노무사·변호사 자문 연계, 진정·구제 절차 안내 등 권리구제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일반적인 직장 내 괴롭힘 단독 사안은 상담 범위가 제한될 수 있으니 고용노동부 노동포털 고용평등 온라인 상담서비스와 1350을 함께 확인하세요.

조사 기간은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지키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기록하고, 일정을 지키고, 진술과 증거를 조심스럽게 다루고, 혼자 결정하지 않는 것. 이 기본 원칙만 지켜도 조사 기간을 훨씬 안정적으로 버텨낼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8편] 몸과 마음이 무너졌다면 — 산재 신청·병가·휴직 활용법

괴롭힘이 계속되거나 조사가 길어지면 몸과 마음이 먼저 무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건강 피해가 생겼을 때 산재 신청, 병가, 휴직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정리합니다.


※ 본문에 사용된 이미지 일부는 이해를 돕기 위해 THRILLER LAB에서 제작한 AI 컨셉 이미지이며, 실제 인물·회사·사건을 묘사한 것이 아닙니다.

면책 안내 — 이 글은 근로기준법, 고용노동부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대응 매뉴얼」, 고용노동부 노동포털 안내, 근로감독관 집무규정 관련 공개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생활 정보입니다. 조사 절차와 대응 방법은 사건의 사실관계, 담당 감독관 판단, 사업장 규모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법률 자문이나 노무 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실제 대응 전에는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1350) 또는 공인노무사·변호사 상담을 권합니다.

주요 출처 —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제76조의3·제109조 / 고용노동부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대응 매뉴얼」 / 고용노동부 노동포털 진정서 민원 안내 / 근로감독관 집무규정 관련 공개자료 /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안내자료 / 근로복지공단 근로자지원프로그램 및 산재보상 안내자료

작성 기준일: 2026년 5월 | 작성: THRILLER LAB